-끌림 책 소개
이병렬 산문집 '끌림'은 대한민국의 작가인 이병률이 쓴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것들에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이 책은 이병률 작가의 특유의 문장력과 시적 감성으로 인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중문학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끌림 책 내용
짧은 내용의 에세이들이 담겨 있음으로 글쓴이가 직접 읽어보고 감명받았던 이야기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취향다리기 : 옥상에서 말리려고 널어놓은 젖은 수건을 그만두고 오는 바람에 며칠째 수건이 없다. 필요한 것인데도 돈을 아끼려 5일가량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사고 보니 이건 수건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행주에 가깝단 생각이 든다. 아니 행주다. 괜찮다. 취향을 바꿔버리면 그만이니깐 마른 손수건을 접을 적에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수건을 십자 형태로 접는가. 아니면 길게 두 번 접어서 다시 반으로, 반으로 이렇게 접는가. 아니면 길게 두 번 접어서 다시 반으로, 반으로 이렇게 접는가. 상표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게 접는가. 아니면 상표가 드러나게 접는가. 접은 손수건을 다리미로 꾹 눌러 각을 세우는가. 아니면 손수건에 선명한 주름이 생기는 걸 죽을 것처럼 싫어하는가. 괜찮다. 여행은 당신의 그런 사소한 취향을 다려 펴주는 대신 크고도, 굵직한 취향만 남게 할 것이다.
시간을 달라 : 당신은 모든 것에 있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하는 시간, 약속 장소에 나가는 시간, 비디오로 본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고 나서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당신은 스톱 버튼을 누르며, 심지어 전화받을 때도 벨이 다섯 번 이상 울린 후에야 겨우 받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겨우 받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그러나 당신에게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어쩌면 사랑하는 일에도 당신은 똑같은 속도를 고집할지도 모른다.
사랑해라 :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만약 당신이 그리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우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어쩌면, 세상을 껴안다가 문득 그를 껴안고, 당신 자신을 껴안는 착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 기분에 울컥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걸 쏟아놓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난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동전을 듬뿍 넣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너무 아끼는 책을 보며 넘기다가, 그만 책장이 찢어져 난감한 상황이 찾아와도 그건 당신의 사랑이다. 누군가 발로 찬 축구공에 맑은 하늘이 쨍하고 깨져버린다 해도, 새로 산 옷에서 상표를 떼어다가 옷 한 귀퉁이가 찢어져버린다 해도 그럴 리 없겠지만 사랑으로 인해 다 휩쓸려 잃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내 것이라는데,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데 다 걸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무엇 때문에 난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누구나, 언제나 하는 흔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나는 잘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 사랑조차도 못하는가, 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흔한 것도 의무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해라,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유일한 한 사람이다.
끌림 : 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직업을 물은 적이 있다. 청년은 대답하기를, 자신의 직업은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리 토박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파리를 여행하는 게 일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그러면 그 여행 경비는 어떻게 버느냐고 했더니 틈틈이 막노동 일을 하면서 그 수입으로 에펠 탑도 올라가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도 간다고 말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뭣할 정도로 가는 곳엘 가고 또 가고 하는 사람 도대체 그가 에펠 탑에 오른 횟수는 얼마이던가, 몽마르트르로 언덕 꼭대기에 올라 파리를 향해 '사랑한다'라고 외치고 나서 대답처럼 혼자서 고개를 끄덕인 적은 몇 번이던가. 파리는 정말 수많은 표정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빛의 세기에 따라 바람의 곁에 따라 한번 와닿았던 인상이 전부 다가 아닌, 여러 얼굴을 가진 도시가 바로 파리다. 수많은 표정을 매일매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그 일은 파리에 사는 사람들에게조차 일과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 청년을 우연히 바스티유 광장 근처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내가 먼저 알아보고는 반가워 악수를 청했다. 분수에 고인 물로 손을 씻고 있던 그가 얼른 바지춤에다 손을 닦았다. "여행 중이니?" 나는 물었다. 그는 "살고 있는 중이지 요즘 일이 없거든 하지만 곧 떠날 거야"라고 대답했다. 나는 "어디로?"라고 묻자 그는 "파리로"라고 대답하였다.
-끌림 책 추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도 쉽고 이병률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과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의 글은 독특한 시선과 표현력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으며 삶과 인간관계,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주제를 감성을 통해서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에 대한 관심과 감사함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작가는 작은 것 하나에도 큰 미덕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독자들에게 작은 것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제공한다. 글을 통해 감성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꼭 추천하는 책이다.